권향엽 의원 "석유공·산단공 교육비 12.7억 전자제품, 산업부 셀프감사 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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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향엽 의원 "석유공·산단공 교육비 12.7억 전자제품, 산업부 셀프감사 비호"

석유공 7.7억·산단공 5억 전자제품 취득
산업부 '셀프감사' 징계·환수 0원, 감사자도 연루

권향엽 의원
[스피드경제신문]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이 교육훈련비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 고가의 전자제품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감독부처인 산업부가 직접 감사에 나서지 않고 해당 기관에 ‘셀프감사’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에서는 해당 자체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감사실 직원마저 교육비로 전자제품을 취득한 당사자였던 사실이 밝혀졌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권향엽 의원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한국석유공사(이하 석유공사)와 산단공의 교육훈련비 부당집행과 이에 대한 산업부의 관리·감독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석유공사 자체감사 결과, 2020년부터 2025년 9월까지 확인된 교육훈련비 10억5,328만원 가운데 실제 교육 콘텐츠 가격은 2억8,421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7억6,907만원, 전체의 73%가 아이폰·맥북·아이패드·TV 등 전자제품값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조사에서 확인된 1억7,816만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자체감사 이후에도 87건은 자료 미제출 등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산단공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직원 493명에게 지원한 교육훈련비 6억2,437만원 가운데 5억856만원, 81.5%가 전자제품값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후 산업부의 조치였다. 권익위는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은 기관에 대해 감독기관이 감사와 추가조사를 실시해 부당 집행액 환수와 문책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지만, 산업부는 직접 감사하는 대신 석유공사와 산단공에 ‘셀프감사·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석유공사는 자체감사에서 전자제품 취득액이 권익위 조사 당시의 4배가 넘는 규모로 확인됐음에도 징계는 0명이었다. 산단공 감사실은 전자제품이 포함된 패키지 교육을 허용한 데 대해 “일정 부분 타당성이 인정된다”, “적극행정으로 인정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판단했다. 산단공은 징계도 0명일 뿐 아니라 환수도 0원으로 종결했다. 그런데 산단공의 자체조사 과정을 확인한 결과, 해당 조사보고서를 작성한 산단공 감사실 직원 역시 교육훈련비를 통해 전자제품을 취득한 당사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이 같은 자체감사·조사 결과를 받아놓고도 직접 감사에 나서지 않았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산단공 자체조사 결과를 권익위에 회신하며 “산업부 2026년 감사계획에 반영해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특정감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의원실이 감사 실시 여부를 확인하자 산업부는 “자체 감사기구의 조사가 완료돼 권익위에 결과를 회신했고, 권익위로부터 추가·보완 요구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산업부는 입장을 바꿔 산단공에 대한 특정감사를 연내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향엽 의원은 산업부가 당초 권익위에 직접 특정감사를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다가, 국회와 언론의 문제 제기 이후 감사 방침을 밝힌 것은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산단공은 8대 연속 산업부 출신 인사가 이사장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업부의 미온적 대응을 두고 전·현직 간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교육훈련비로 전자제품을 쇼핑하고도 ‘적극행정’이라며 환수도 징계도 하지 않았다”며 “더욱 황당한 것은 감사실 직원이 교육비로 전자제품을 쇼핑한 당사자였다는 사실로 ‘환수 0원·징계 0명’이라는 판단은 정해진 수순이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산업부가 권익위로부터 직접감사를 통보를 받고도 ‘셀프조사’를 맡긴 것은 명백한 관리·감독 해태”라며 “처음에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더니’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감사를 하겠다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석유공사와 산단공의 잘못은 분명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산업부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며 산업부가 두 기관을 직접 감사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집행내역은 물론 자체감사 결과와 환수·징계 처분의 적정성까지 다시 확인하고 그 결과를 의원실에 보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신동추 기자 ssddcc641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