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철 의원 "11조 장충금 깜깜이 관리"…5년간 비위 3,29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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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철 의원 "11조 장충금 깜깜이 관리"…5년간 비위 3,299건

목적 외 사용 833건 최다, 장충금 비위 3,299건
적발 시 87.5% 행정지도, 공적 감시망 구축 시급

조인철 국회의원
[스피드경제신문] 전국 공동주택의 장기수선충당금(이하 장충금)은 2026년 6월 기준 11조 1,680억 원 규모에 달하지만, 사적 자치 명분 아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부적정 집행과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리 적발 시 대부분 가벼운 행정지도나 시정명령에 그쳐 처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인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서구갑)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공동주택 실태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위반 행위는 총 3,298건으로 집계됐다.

위반 유형별로는 법정 용도 외 관리비 충당 또는 경비 집행인 '목적 외 사용'이 833건(25.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규정된 적립액을 쌓지 않은 '적립 미이행'이 414건(12.5%), '허위 회계처리' 60건(1.8%), '횡령·유용' 2건(0.1%) 순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비위에 대한 후속 조치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최근 5년간 총 3,283건의 후속 조치 중 '행정지도'가 1,592건(48.5%), '시정명령'이 1,279건(38.9%)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실질적 제재인 '과태료 부과'는 408건(12.4%)에 불과했으며, 형사 처벌로 이어지는 '수사의뢰·고발'은 단 3건(0.1%)이었다. 입주민 재산 손실을 유발하는 중대 비위에도 대부분 지자체가 경고 수준의 행정 처분에 머무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관리사무소 경리 직원이 장충금과 관리비 약 44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외부 회계감사와 입주자대표회의의 내부 감시망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장충금은 승강기 교체, 외벽 도색, 노후 배관 교체 등 대규모 공용 시설 보수·교체를 위해 입주자가 매달 납부하는 법정 적립금이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일반 관리비와 분리하여 별도 계좌에 예치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집행하도록 엄격히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 간 유착, 회계서류 미보관, 목적 외 전용, 수의계약 남용 등 탈법 행위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현재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월별 부과·사용 내역과 입찰 정보가 공개되지만, 현행 체계는 사후 공시와 사후 점검에 치우쳐 비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인철 의원은 "장기수선충당금은 입주민들이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모은 소중한 자산이자 전국적으로 약 11조 원에 달하는 공적 성격의 자금"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개별 단지의 '사적 자치'라는 핑계로 계속 방치한다면 입주민 피해와 주민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단순한 자금 입출 내역 사후 공시 수준을 넘어, 적립 기준 준수부터 장기수선계획 수립, 입찰·계약, 실제 시공 결과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국토부 차원의 공적 상시 감시망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추 기자 ssddcc6418@daum.net